배우고 싶은 열망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배움에 늦은 나이란 없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걸 송호리 주민들이 보여줬다. 각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달라도 현재 송호구판장 옆에 조성 중인 마을카페에 보탬이 되려는 마음은 다들 같았다.

각자 본업이 있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자기계발이냐며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의 직업만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동네이웃과 함께한 즐거운 취미생활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힘이 됐다.

매주 이틀 늦은 저녁 시간대 복지회관에 모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일상에서 커피와 음료를 다양하게 활용해보고 싶은 열의로 뭉쳤다. 졸린 눈을 비비며 주경야독(晝耕夜讀)을 몸소 보여줬다. 읍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에 수업 분위기는 언제나 화기애애했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송호리 부녀회원들의 위대한 여정은 그 자체로 박수 받을 일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필기시험, 25일 실기시험을 거쳐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취득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가져와 겹경사를 이뤘다. 송호리 부녀회원으로 구성된 정영자, 송순금, 문미경, 이병숙, 백대순, 임영순, 정승자, 이재순, 유현자, 손은숙, 손성미 씨 11명이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취득했다.


‘늦은 저녁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12일 오후 2시 양산면 송호리 복지회관에서 ‘바리스타 2급 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이번 교육과정은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가 주관한 ‘2024년 취약지역생활여건개조사업 송호지구 역량강화 휴먼케어 카페음료교육’ 일환으로 약 700만원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날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손성미 씨를 제외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주민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호리 윤이환 이장이 이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이승주 군의회 의원, 김진수 양산면장, 바리스타 교육을 맡은 이한우 강사, 자격증 발급 단체인 한국커피음료협회 배전기 회장,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 농촌재생팀 이훈영 팀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수료증을 받은 송호리 주민 임영순(58) 씨는 “지난해 드립커피 교육을 받고 집에서 해먹을 정도로 평소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로 배우게 돼서 정말 좋다”며 “이번엔 자격증반이 생겨서 자격증까지 취득해 정말 좋고, 마을카페가 조성되면 배운 걸 활용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은숙(62) 씨 또한 “이번에 커피 음료뿐만 아니라 지난번 수업 땐 수박카빙이랑 제빵을 배워서 행복했다”며 “늦은 저녁에 동네 분들과 선생님과 함께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김진수 양산면장은 인사말에서 “교육 들으시느라 다들 고생 많으셨고, 이제 자격증을 취득하신 만큼 조만간 조성될 마을카페 주변 시설 설치만 잘 진행되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송호리가 더 발전되는 마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감동

송호리 윤이환 이장은 “바쁘신 와중에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 마을을 위해 교육에 참여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우리 마을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발급한 한국커피음료협회 배전기 회장은 “교육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노력하신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저에게도 많은 귀감이 됐다”며 “앞으로 배운 기술을 갖고 송호리가 발전될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 둘, 셋, 선생님!”

이날 수료식에서는 이번 카페음료교육 이수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알려준 이한우 강사를 수료생들이 한목소리로 불렀다. 영동역 인근 ‘카페하누’ 대표로 있는 그는 지난 9월30일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간 매주 월요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3시간 가량 총 8회 교육을 진행했다.

이한우 씨는 수료증을 받은 주민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는 중 눈시울을 붉혀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 씨는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고, 협조를 많이 해줘서 가르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며 “다들 본업이 있는데 늦은 시간까지 열정적으로 따라와 줘서 감동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료생들은 그에게 “정말 행복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수료식이 끝난 뒤 이승주 의원, 김진수 양산면장은 다음 달 준공식 예정으로 내년 운영을 바라보고 있는 송호구판장 옆 마을카페 조성지를 시찰하며 송호리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출처 : 주간영동(http://www.bluestars.kr)
https://www.bluestars.kr/news/articleView.html?idxno=4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