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스크랩 ‘기본소득 너머 돈이 도는 연대의 농촌 꿈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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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가 주관한 '지역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9일 영동문화원에서 열렸다. 사진은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사회투자지원재단 김정연(왼쪽에서 첫 번째) 이사가 발언하는 모습. 영동의 뜨거운 감자는 ‘기본소득’이다. 주민 1인당 15만원이 지역화폐로 매달 지갑에 들어오면 마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듯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가 주관한 '지역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9일 영동문화원에서 열렸다. 사진은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사회투자지원재단 김정연(왼쪽에서 첫 번째) 이사가 발언하는 모습.
영동의 뜨거운 감자는 ‘기본소득’이다. 주민 1인당 15만원이 지역화폐로 매달 지갑에 들어오면 마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듯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된 일부 지자체는 막대한 예산 투입에 따른 재정난에 고심이 깊어졌고, 면 단위 주민들은 막상 기본소득을 받아도 지역에 쓸 데가 충분치 않다는 볼멘소리를 내는 상황.
현재 기본소득에 선정된 전국 군 단위 지역은 17곳. 영동군은 두 차례 고배를 마시면서 3차 공모를 준비 중이다. 내년에 18개 지자체를 추가 선정할 계획인 가운데 소득 안정을 넘어 읍면 균형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 기본소득이 잘 활용되려면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이에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전국의 학회·기관 전문가들을 초청한 정책토론회가 마련됐다.
9일 오후 2시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센터장 박엄용)가 주관한 ‘지역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영동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영동군 민선9기 출범에 따른 지역 현안 대응을 모색하면서 중앙 학회 및 전문가 그룹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 영동군 관계 공무원 및 지역활성화 전문가, 지역주민 등 300명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와 영동군은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한국지역정책학회, 한국지역경제학회, 한국공공ESG학회 등 4개 학회와 각각 업무협약을 했다. 주요 협약내용은 △지방소멸 방지를 위한 공동연구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 모색 △지역활성화센터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컨설팅 및 교육지원 등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영동군과 영동군지역활성화센터가 4개 학회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한 뒤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 농촌협약·스마트농업 등 영동형 발전전략 제시
본격적인 발제 시간에는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영동군 정책현황 발표와 함께 각계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군 농촌신활력과 장금용 과장은 ‘농촌협약으로 여는 영동, 농촌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영동군은 지난 7월 농식품부와 ‘농촌협약’을 통해 2026~2030년까지 5년간 추풍령면·매곡면·상촌면을 중심으로 287억원을 투입해 농촌생활권을 개선하는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금용 과장은 “농촌협약은 행정이 주민에게 무엇을 해드리는 사업이 아니라 행정과 주민이 함께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해서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서부터 주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주민 스스로 지역의 공간과 공동체를 가꾸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 스마트농업과 김효기 과장은 ‘농촌 기본사회 농업에서 답을 찾다! 영동형 스마트농업의 도전’을 주제로 정책현황을 발표했다. 영동군은 지난 2023~2026년까지 총 634억원 규모의 스마트농업 육성발전 전략사업을 추진했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양산면 가곡리 일원의 지역특화 스마트팜 복합단지는 약 288억원을 들여 올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군 스마트농업과 김효기 과장이 ‘농촌 기본사회 농업에서 답을 찾다! 영동형 스마트농업의 도전’을 주제로 정책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김효기 과장은 “스마트농업은 사람의 노동력을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노동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품질을 높이며, 청년들이 농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농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이라며 “스마트팜을 짓는 단계에서 사람을 키우고 산업을 만드는 단계로 전환하는 게 영동형 스마트농업의 미래”라고 말했다.
‘기본소득과 사회연대경제조직 간 활로 찾아야’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김효정 지역문화관광네트워크 대표는 문화관광 측면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대응전략’을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영동군이 정주인구보다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 인구 전략을 세운다고 파악한 그는 국정과제에 자주 언급되는 ‘K-컬처’라는 키워드에 맞춰 영동이 내세우는 국악을 중심으로 교육관광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효정 대표는 “국립국악원 대표 공연인 ‘토요명품’의 외국인 관객 비율이 2021년 8.9%에서 올해 33%로 3배 가까이 늘었을 만큼 국악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내국인들 또한 국악에 대한 자부심이 감정경제로 이어진다는 걸 감안할 때 현재 영동군에서 국립국악원 분원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교육관광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문화관광네트워크 김효정 대표가 문화관광 측면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대응전략’을 주제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양세훈 GFI미래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은 ‘영동형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자활기업 등 지역 내 사회연대경제 기업들이 먹거리·돌봄·교통편의 등 생활서비스를 책임지고, 그 성과를 지역기본소득으로 함께 나누는 순환경제 모델을 만든다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내다봤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밝힌 양 센터장은 “행정이 돌보지 못하는 지역경제의 한 축을 사회연대경제 기업들이 채워나가고 있다”며 “보조금 의존에서 벗어나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의 자체 수익 확보와 공동기금 조성 방안, 기본소득을 주민들에게 어떻게 배당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박상철 지역고용네트워크 대표는 농어촌기본소득을 중심으로 한 ‘지역일자리 창출 과제 및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영동군이 기본소득에 선정될 시 소득보전의 의미를 넘어 지역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노인들을 위한 식료품·반찬 배달이나 장보기 대행, 집수리 일자리 연계 등을 예시로 뒀다.
박상철 대표는 “최근 일자리 정책의 흐름은 지역 자체적으로 일자리 전략을 설계하면 중앙정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이라며 “기본소득으로 증가한 지역 구매력을 활용해 지역특산물·농촌생활서비스·청년창업 등과 일자리를 연계하고 사회연대경제 조직 등 일자리 주체와 협력해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촘촘하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농촌 의제는 인구 유입보다 주민들의 행복 증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정연 박사(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가 좌장을 맡아 국가지역경쟁력연구원, 한국지역연구협동조합, 4개 협약 학회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민선9기 영동군의 미래 정책 방향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유숙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는 농어촌기본소득과 사회연대경제 조직간 연결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현실을 진단하면서 기본소득 1인당 15만원이 지역의 어떤 생활 서비스와 만날지 구체적인 경로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기본소득 선정에만 몰두하면 결국 소비가 농협, 병원으로 빠져 지속 가능한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이루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종합토론 자리에서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사회투자지원재단 김유숙 이사는 기본소득이 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육성하려는 군 차원의 밑그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유숙 이사는 “이제는 농촌 의제가 사람을 어떻게 끌고올 것인가를 넘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며 “단순히 기본소득 선정되고 사회연대경제 조직 육성했으니 자력갱생하라는 말은 도시에서도 불가능한 구조인 만큼 영동군에서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어떠한 협력관계를 가져갈지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읍면간 생활 격차가 벌어지는 지점을 우려한 김유숙 이사는 “서비스를 받아야 할 면 단위 주민들은 오히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돌봄과 주거, 에너지, 농어촌생활서비스 영역에서 어떤 서비스와 재화를 지역에 필요로 하는지 냉철한 판단이 서야만 지속 가능한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만들어지고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지역활성화센터는 지역 특색에 맞는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도출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자리로 평가했다. 박엄용 센터장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험이라는 엄중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영동의 미래가 정해질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영동, 함께하는 군민, 살맛나는 영동을 만드는 여정에 여러분이 관심과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 영동군역량강화사업으로 진행된 이날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윤종훈 기자
출처: 주간영동 (2026.09.28) · 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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